영화 링크: www.facebook.com/watch/?v=1964580836971054
얼마 전 김광훈, 니콜라스 보너, 안자 델르망이 감독한 북한 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를 보았다. 이 영화를 보기 전, 나는 북한에서 만든 북한 생활이 담긴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나는 그들이 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고 북한에서는 그러한 어려운 민생의 삶을 미디어로 만들어내고 싶어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 반대였다. 북한은 미디어의 힘을 아주 잘 알고 있었고 선전의 무기로서 영화를 잘 이용할 줄 아는 것 같다.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는 착실히 일하면 인정받는 노동계급의 삶을 보여주고 그들은 맡은 일에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남한의 영화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많은 일에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받고 고통받는 사회인의 모습이 영화에 자연스럽게 반영된다. 반면, 이 북한 영화에서는 노동자들이 그들의 일에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대부분의 씬에서 배우들은 항상 웃고 있다. 이것이 그 영화를 더 자연스럽지 못하게 보이도록 한다. 이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영미라는 노동 계급의 우수한 노동자가 자신의 곡예사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자기가 맡은 탄광 일도 열심히 하면서 동시에 곡예 트레이닝까지 열심히 하고 결국에는 꿈을 이룬다는 내용이다. 이는 북한의 하나의 계급인 노동 계급에서 모두가 같은 모습으로 주어진 일만 하는 것이라 자신이 정말 원하고 재능이 있다면 그 계급에서 벗어나 꿈을 이룰 수 있다며 북한의 체계를 긍정적으로 선전하는 듯하다.. 유치한 플롯이긴 하지만 이것이 북한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로서는 여전히 이 영화를 선전 영화라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북한에 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들의 체제에 자신감을 드러내기 위해 이렇게 영화로 만들어 내보이는 것이 속 보인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높게 사고 싶은 부분이 있기도 하다. 흔히 탄광일 같이 힘쓰는 일은 남자들의 일로 묘사되는 사회에서 이 영화는 탄광계의 우수한 인력으로 영미가 선정되고, 열심히 노력해 곡예의 꿈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내는 걸 파워를 보여줬다는 부분이 인상 깊다.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의 요소를 담아내려고 한 영화인 것 같은데, 결국에 영미가 어떤 남자와 러브라인을 갖게 된 것인지에 대해 나와있지 않아서 아쉽다. 그녀가 같이 곡예를 하는 박장필과 사귀게 될 것인지 아니면 탄광에서의 오빠와 만나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스토리가 조금 더 진행이 되었더라면 재밌었을 것 같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이 영화가 북한 로컬 사람들의 삶을 대략적으로 짐작 가능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토론토대 동아시아학과 슈미드 교수가 연구했던 것처럼 북한의 계급은 그저 권위적인 단일 계급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보다는 조금 더 복잡한 듯하다.. 또한, 곡예를 하는 사람들이 마치 우리나라에서의 배우 급으로 명예를 얻을 수 있는 듯 보여서 그러한 점이 흥미로웠다.
나는 북한 사람들은 스스로 이 영화를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하다. 이 영화가 현실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것인지 혹은 너무 미화됐다고 생각할 것인지가 궁금하다. 예를 들면,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노동자 계급은 스스로 노동자 계급인 것에 대해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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